ㅣ 모음 역행동화(逆行同化)란...?
* 우선 'ㅣ'는
우리나라 한글 ㅏㅑㅓㅕㅗㅛㅜㅠㅡㅣ에서 마지막 모음인 'ㅣ[이]'를 지칭합니다.
어떤 현상이냐면
우리나라말에서 ㅏ,ㅓ,ㅗ,ㅜ,ㅡ 뒤에 'ㅣ[이]'가 붙으면 갑자기
ㅏ,ㅓ,ㅗ,ㅜ,ㅡ 에 ㅣ가 합쳐진 형태로 변하게 되는데요,
보여드리자면,
[ㅏ] → [ㅏ+ㅣ] → [ㅐ]
[ㅓ] → [ ㅓ+ㅣ] → [ㅔ]
[ㅗ] → [ ㅗ+ㅣ] → [ㅚ]
[ㅜ]→ [ ㅜ+ㅣ] → [ㅟ]
[ㅡ] → [ ㅡ+ㅣ] → [ㅣ] (얘는 특이하게 ㅢ가 아니라 그냥 ㅣ로 변합니다)
요렇게 모양이 바뀌는 현상입니다.
즉, 앞에 있는 ㅏㅓㅗㅜㅡ가 ㅣ에 이끌려서 ㅐㅔㅚㅟㅣ 로 발음이 바뀌는 겁니다.
ㅣ[이]한테 이끌린다고 보시면 됩니다. 마치 ㅣ[이]가 자기 앞에 있는 ㅏㅓㅗㅜㅡ를
ㅣ를 덧씌워서 자기처럼 만드는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.
1. 대표적인 단어들 소개
우선 서울사투리, 경기권 (중부지방) 방언에서 자주 발견되는 현상입니다.
(👉(내용추가) 허나 찾아보니 우리나라 전국적으로 발생되는 현상이라고 합니다)
대표적으로는
1. [애기]
아까 ㅣ모음 역행동화는 ㅏㅓㅗㅜㅡ뒤에 ㅣ가 붙으면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말씀드렸죠?
[아기]의 [아](ㅏ)뒤에 [기](ㅣ)가 오니까
ㅏ+ㅣ가 되서 [애기]가 되어버렸습니다.
2. [창피하다]
[창]의 (ㅏ) 뒤에 피(ㅣ)가 오니까
ㅏ+ㅣ가 되서 [챙피]가 되어버립니다.
그래서 서울사투리로 보통 창피하다를 [챙피하다]라고 입말에서 쓰게 되는 것입니다!
(실제로 저희집 외갓집이 서울 토박이인데요, 저도 어렸을때는 [챙피하다]가 표준어인줄 알아서
받아쓰기 많이 틀렸었답니다...ㅠㅠ)
3. [애미(에미)] [애비]
어미, 아비도 ㅣ모음역행동화의 대표적인 단어입니다.
[어](ㅓ) 뒤에 [미](ㅣ)가 와서
ㅓ+ㅣ가 되서 [에미]가 되었습니다. (근데 왜 사람들이 '애미'라고 쓰는지는 좀 신기하지 않나요?)
아비도
[아](ㅏ) 뒤에 [비](ㅣ)가 와서
ㅏ+ㅣ가 되서 [애비]가 된 케이스입니다.
아마 '애비'랑 라임을 맞추기 위해 '애미'로 쓰지 않았을까 추측됩니다.
4. 그 외에도 [호랑이]를 [호랭이], [안경잡이]를 [안경잽이], [가랑이]를 [가랭이]...수많은 예시 발음들이 있구요.
물론 ㅣ모음역행동화가 된 단어들이 표준어는 아닙니다만, [제비뽑기]처럼 표준어로 인정된 케이스가 몇가지 있습니다.
갑자기 웬 제비뽑기?라고 하실 수 있는데, [제비뽑기]의 [제비]또한 중세국어 *[져비]가 원형이라고 합니다 ㅋㅋ
[져비] → [ㅕ+ㅣ] → [졔비] → [제비] 이렇게 된 거라고 하는... (날아다니는 새 '제비'와는 전혀 연관이 없었습니다 ㅎ)
*[져비]는 접다의 옛말 [졉다]+접미사[-이]가 붙은 [져비]를 원형이라고 본다고 합니다.
그니까 현대국어로 보자면 [제비뽑기]의 뜻은 [접이뽑기]였겠습니다.
(출처 : 나무위키)
2. 근데 왜 ㅣ모음 역행동화가 일어날까요?
역행 동화(逆行同化)의 '동화' (同化)는 한자어를 풀어보자면
같을 동, 될 화 → 즉, 같게 된다 라는 의미입니다.
뒤에서 오는(역방향, 역행)에 동화(같아진다)라는 의미.
왜? 그런 일이 일어날까요?
왜냐하면, 간단히 결과만 보고 말해보자면 '발음이 편해지기 때문입니다.' (진짜임)
좀더 자세히 설명해보자면
ㅣ모음 역행동화를 만드는 ㅣ는 우리나라에서 2가지 발음이 있는데요
[이] 발음과 [y]발음(약한 ㅣ라고 보시면 됩니다. ㅑ ㅕ ㅛ ㅠ에 있는 약한 y발음)
요 2개가 ㅣ모음 역행동화의 주범인데, 얘네 둘이 전설모음(혀앞소리)입니다.*
*쉽게 생각하자면 혀 앞에서 나는 소리라고 보시면 됩니다. 아래 마저 읽어보시면 이해가 됩니다.
즉, [이]와 [y]는 혀 앞에서 발음이 나는 친구들입니다.
실제로 [이] 발음을 해보시면, 발음이 입술쪽에 가깝게 *(혀 앞쪽)에서 발음이 나는데요
* 그래서 [ㅣ]를 혀앞소리 [전설 모음(前舌 母音)]이라고 합니다.
비교하기 쉽도록 [아]발음을 해보시면 발음이 목구멍에 가깝게 *(혀 뿌리쪽, 즉, 혀 뒷쪽)에서 발음이 나는걸 발견할 수 있습니다.
*그래서 [ㅏ]를 혀뒤소리 [후설 모음(後舌 母音)]이라고 합니다.
즉 [아기]라고 발음하는 것보다 [애기]라고 발음했을 때
입과 혀를 훨~씬 안움직이고 발음하는 본인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ㅋㅋㅋ
묘하게 입을 더 안움직이고 발음이 가능해집니다.
[먹이다] 보다는 [멕이다]가 더 발음이 쉽고
[가랑이] 보다는 [가랭이]가 더 발음이 빠르고 쉽게 납니다.
(뭔가 입 안움직이고 혀만 움직여도 발음이 가능하고 신속해지는 느낌)
바로 그 발음의 편의성이라는 포인트때문에
ㅣ모음 역행 동화가 일어나게 됩니다!
(역시 사람은 효율을 무의식적으로 원하고 있는듯. 발음에서까지 효율성을 챙기려고 하는...ㅋㅋ)
재밌는건 '필수적'으로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고
수의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.
* 수의적(隨意的) 뜻 : 자기 맘대로 한다는 의미 (즉, 말하는 사람들의 마음대로 역행동화가 일어난다는 뜻)
그래서 대부분의 ㅣ모음역행동화가 된 단어들은 [표준어]가 아닙니다!!
물론, [올챙이] [굼벵이] [냄비]처럼 표준어로 인정된 친구들도 있지만
대부분 ㅣ모음 역행 동화가 된 단어들은 그냥 우리 '입말'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므로
틀린 맞춤법인 것을 꼭 기억해주세요!!
3. ㅣ역행동화가 일어나지 않는 조합
특이하게도 'ㅣ'모음 앞에 'ㅅ, ㄷ, ㅌ, ㅈ, ㅊ, ㄴ, ㄹ' 자음이 있는 경우
ㅣ모음 역행 동화는 잘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도 신기합니다.
예를들면, [바지], [마디], [다리] 등과 같은 경우에는 ㅣ역행동화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이야기!
[바지]의 [지] ㅂ ㅏ ㅈ ㅣ → 지읒 존재하므로 ㅣ역행동화 일어나지 않음
[마디]의 [디] ㅁ ㅏ ㄷ ㅣ → 디귿 존재하므로 ㅣ역행동화 일어나지 않음
진짜...너무 복잡하지 않나요? ㅋㅋㅋ
다행인건~ 그냥 우리 입말에서만 발생되고
표준어로는 웬만하면 인정이 안된다는 사실이 천만다행인듯 싶습니다 ㅎㅎ
허나...우리 입말에서 자주 등장하는 현상이라
맞춤법을 틀리게 되는 원인으로도 작용하기 때문에
항상 유의하는 것 밖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ㅠㅠ

최대한 쉽게 설명하라고 했는데 ㅋㅋㅋ
설명이 잘 되었을까요... 어려운 단어들은 다~~ 빼버렸습니다!
(인터넷에 있는 글들은 너무 어려워서 풀어쓰느랴구 진땀뺐습니다)
그럼 다음에 또 재밌는 맞춤법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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