들르다 VS 들리다
바로 맞춤법 문제 나갑니다~
백화점 들렀다 / 들렸다 갈게~
나 오늘 올영 들러야 / 들려야 돼
그럼 카페 들른 / 들린 다음에 저녁 먹자
뭐가 맞는 문장일까요?
1. 들르다
들르다
(뜻) 지나는 길에 잠시 들어가서 머물다.
방문하다.
어디 들렀다가 갈게~할 때 쓰는게 바로 '들르다'!
쓰는 빈도가 높은데 뭔가 모르게
발음이 부정확하다고 해야하나... 들르다인지 들리다인지
헷갈리는...ㅋ
"들르다"가 맞습니다!!
ex) 슈퍼 들렀다가 바로 갈게~
ex) 홍콩에서 꼭 침사추이 들러야 돼요!!
빠르게 올바른 맞춤법만 보자면~
<올바르게 쓰는 법>
• 들러
• 들러서
• 들렀다
• 들렀다가
• 들른 다음
• 들르고
• 들를게
이렇게 사용하시면 됩니다!
2. 들르다 활용하는 법
'들르다'는 [으 탈락 규칙] 활용입니다.
~르 활용은
~어, ~어서, ~었다 같이 모음으로* 시작하는 어미(말꼬리)가 붙으면
*이응이 초성으로 쓰이면 소리값이 없음을 표현하기 때문에 자음이 없는 거로 취급
'~르다'의 [ㅡ]가 탈락합니다.
들르 + ~어 = 들러
들르 + ~었다 = 들렀다
이렇게 [ㅡ]가 빠지고 바로 접속하게 됩니다.
자음으로 시작하는 어미(말꼬리)가 붙으면
그대로 활용됩니다.
들르 + ~니 = 들르니
들르 + ~고 = 들르고
들르 + ~ㄴ = 들른
들를 + ~ㄹ게 = 들를게
활용은 쉬운데 이상하게 '들리다'랑 헷갈립니다
생각해보면 ~르다 형태의 동사들이 점점 소리 변별력이 떨어지고 있는게 아닌가
조심스레 추측됩니다.
일전에 제가 포스팅한 '잠그다'도 그렇고
사람들이 많이 틀리는 '치르다' '들르다' 등...
잠그다는 잠구다, 치르다는 치루다 [으 → 우]
들르다는 들리다 [으 → 이] 이렇게 [으]가 약해지면서 [우], [이]로 이동하는 느낌이 듭니다.
아마 옛날에 아래아 소릿값이 붕괴될 때에도 이런 느낌이었겠구나 싶네요.
아래아도 [아] 나 [으] 등으로 흡수되었으니...
3. 들리다
들리다
'듣다'의 *피동형태
또는 병에 걸리거나, 귀신에 씌다 라는 의미로도 사용됨.
* 피동 : 다른 주체에 의해 어떠한 일을 당하게 되는 형태
소리가 들리다.
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.
어디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서 잠에서 깼어요.
이런 식으로 활용됩니다.
들리 + ~어서 = 들려서
들리 + ~었다 = 들렸다
들리 + ~니 = 들리니
들리 + ~고 = 들리고
들리 + ~ㄴ = 들린
너무 자연스러워서 별로 헷갈릴 이유가 없는 활용법입니다.
4. 들르다 안까먹게 외우는 방법
자...이거 어떻게해야 안까먹을까요?
항상 저는 맞춤법이 1회용이 아니라 아예 머릿속에 박아두고
검색할 일 없게 하는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하는데요...!
우선 '들르다'에 대한 어원은 아무리 검색해도 나오지 않는데,
제가 추정하기로는 '들다'에서 파생된 동사라고 생각합니다.
무거운 것을 '들다'가 아니라
볕이 잘 '들다', 보험에 '들다'에 사용되는 '들다'로 추정하는데요.
요 '들다'라는 동사가
어떤 느낌이냐면, 무엇인가 밖에서 → 안으로 들어오는 느낌.
차가운 기운이 들다. (깃들다)
볕이 잘 들다
단풍이 들다
보험에 들다 (보험이라는 범주 안으로 들어감)
TOP 5에 들다
나이가 들다
고시원에 든 지 벌써 2년이 지났다.
(요즘엔 거의 사용하지 않는 용법인데, 방이나 집 따위에 머무르다. 라는 의미로도
'들다'가 사용됩니다. → 아마 이 용법에서 '들르다'가 파생된게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 봅니다.
들어가다, 들어오다 또한 '들다'로부터 생겨난 동사구요
'들이다'도 있습니다.
'들다'의 사동형태인데요
주체인 '내가' 밖에 있던 무언가를 안으로 오게 만드는 겁니다.
- 손님을 집에 들이다
- 볕을 잘 들이기 위해 창문을 열었어요
- 신입생들을 우리 동아리에 들이기 위해 노력중입니다.
- 새로 산 식탁을 집에 들였어요.
전체적으로 '들다'의 느낌은
바깥에서 → 안쪽으로 무언가 들어오는 그런 모습을 나타내고 있습니다.
근데 '들-'의 경우에는 이제 느낌을 이해하겠는데,
'~르다'가 유추되는 느낌이 아직 없어서 아직 잘 외워지지가 않습니다.
'-르다'로 끝나는 동사를 찾아보니
'다다르다, 이르다'처럼 어딘가에 도달하는 느낌이 있는 동사가 있습니다.
즉, 특정 장소에 도달하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동사가
'-르다'인걸까? 라고 대강 느낌을 잡아갈 수 있습니다.
사실 다다르다는 다닫다, 이르다는 니르다에서 와서 서로 다른 어원이지만
결과적으로 도달하는 느낌이니까!!!
들 + 이르다 → 들르다
"밖에서 안으로 [들] 도달한다! [이르다] "
이렇게 외우면 이제 느낌이 대강 잡히지 않나요?
이제 이렇게 외우고 절.대. 까먹지 않으면 됩니다!
맨 처음 말씀드렸던 문장의 정답은!
백화점 들렀다 /들렸다갈게~
나 오늘 올영 들러야 /들려야돼
그럼 카페 들른 /들린다음에 저녁 먹자
였습니다!!
저도 엄청 헷갈리는 맞춤법이어서 ㅎㅎ
이번에 쫌 심오하게 다루어봤습니다!!
그럼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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